한문을 전공하여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이지만, 윗 글의
논조에 동의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글머리에 겨울한림님이 '한문교육의 정당성을 찾아보자'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내걸었지만,현실을 직시하면 공허한 소리에 불과하고, 찾으면 찾을수록 궁색해지는 것이 '한문교육의 정당성'이다.

사설의 끝에 "늘어나는 중국어 교육 수요와 한자 교육을 연결하는 것은 비약이다" 라고 꼬집어 말하고 있다. 이 부분은 한문교육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서 바라본다면 99.9% 공감가는 말이요, 돌려서 얘기하면 '한문교육의 정당성'이라고 하는 것이 중국어 교육에 빌붙어 명맥을 유지해 갈 수 밖에 없는 참담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현재 학교에 계신 3명의 한문교사의 공통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한문에 흥미를 가질까 이다. 강의식, 조별토의식, 게임, 카드 등등 다양한 방법을 써 봤지만, 흥미이상은 학생들에게 줄 수가 없었다. 애들의 관심은 한자,한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수업시간에 게임이나 발표를 통해 쿠폰을 받아 빨리 아이스크림을 하나 더 먹는데 있다.

학생들에게 한문에 흥미를 갖게 하는 것은 교사 개인의 역량 문제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교사 개인의 역량 문제로 치부하기엔 한문이라는 과목은 학생들에게 너무 멀리있다. 학생들은 한문을 수학보다 어려운 과목이라고 한다. 수학은 어려워도 해야할 이유라도 있지만, 한문은 그들에게 단지 골치아픈 과목에 지나지 않는다.

학교에선 3학년 1학기에 책을 다 끝내고 2학기엔 자율학습을 시키자는 분위기로 가고 있고, 다른 한문선생님도 옆에서 3학년들 입시준비하기도 힘드니 어려운 건 가르치지도 말고, 시험범위도 최대한 적게 잡고, 문장부분은 간단하게 가르치거나 아예 빼고 다시 앞에 배웠던 사자성어를 가르치라고 부추기신다. 맥이 탁 풀리고 만다.

얼마전엔 학생에게 욕설을 들었다며 눈물을 글썽이는 여선생님을
볼때면 교직에 대한 회의마저 느껴진다.  누구는 말한다. 교사는
사명감,봉사정신이 있어야 하지 않냐고... 그리고,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면 너무 사랑스럽지 않냐고....사명감 맞는 말이지요. 학생들 사랑스럽지요. 하지만, 공허한...채워지지 않는 그 무언가가 나를 괴롭게 한다.  

넋두리가 길어졌군요. 후배님들 중에서 흥미와 한문의 본질을 학생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분이 꼭 나타나 주었으면 하고, 그 방법이 널리 한문 교사들에게 전파되어 교사와 학생 모두 즐거워 하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
(과연 그런 날이 올까요...........한문교과의 위상, 교직의 위상 무엇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현실에서.........)-괄호 속의 말은 쓰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쓰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