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字 많이 쓴 신문은 '어휘력 교과서'

  • 전홍섭 서울 일신여중 교장

[편집자에게] 조선일보 2010년 4월 9일자 A37면

 

 

4월 7일자 A1면 '한자(漢字) 가르쳤더니 국어실력 늘더라'를 읽었다. 한 연구팀에서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자를 가르쳤더니 우리말 어휘력이 향상되었다고 한다.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가 많고 국어 어휘의 태반(太半)이 한자어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그러한 방법이 국어학습에 효과적이고 특히 어휘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면 필자는 '생활 속의 한자 학습'을 권장하고 싶다. 그 실제적인 방법으로 각 신문에서 한자어 표기를 한자로 많이 해 주었으면 한다. 작금(昨今) 서해상의 천안함 사태에 온 국민의 안타까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 보도문을 보면 '함수' '함미' '기뢰' '어뢰' 라는 말들이 무수히 쓰인다. 이런 말들은 함수←艦首, 함미←艦尾, 기뢰←機雷, 어뢰←魚雷라는 말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한자를 안다면 '함수'는 '군함의 앞머리 부분'을 가리키고, '함미'는 '군함의 뒤 끝부분'을 말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다. 보통 청소년들은 한자를 싫어하고 현대의 문자생활에서 필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동양 문화권에서 살고 있고 또 국어의 현실을 고려할 때 우리말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보이지 않으면 멀어진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늘 가까이서 보고 접하지 않으면 가물가물하는 것이 문자이다. 요즘 신문을 보면 제호(題號) 정도나 한자로 되어 있지 1면부터 한자 표기가 거의 안 보인다. 최근 주요 신문사에서 NIE(신문활용교육)라고 해서 신문을 교육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하고 있는데, 신문에 한자를 많이 쓴다면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한자를 배울 수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이 가지는 사고(思考)의 범위는 그 사람의 어휘력에 비례한다는 말이 있다. 바야흐로 인터넷 시대라고 하지만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한자 학습을 통하여 어휘력과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논술, 토론 학습은 물론 앞으로 학교시험에서 50% 이상 출제되는 서술형 평가를 위해서도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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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론적 합의과 법제적 개선이 힘든 현실이라면...

작지만 눈에 보이는 효율을 드러내는 방법은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 않습니다.

기우제를 지내는 정성과 우물을 파는 삽질이 어찌 따로 이겠습니까.

이런 투고문 1,000장이면 못바꿀 현실도 없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