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에게] 벼랑 끝에 내몰리는 예비 교사들 : 조선일보 2010/9/28

 

▲ 백황옥

 

 최근 2011년 중등교사 임용 모집정원이 각 교육청에서 공개됐다. 올해 중등교사 모집정원은 작년보다 492명 줄어든 2041명(25일자 A10면). 이 수치에 임용시험을 준비해온 수험생들은 좌절해야만 했다. 작년보다 모집정원을 늘린 과목은 찾기 힘들고 서울·수도권에서 단 한 명의 교사도 뽑지 않는 과목도 수두룩했다. 모집정원이 줄어들 것임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아무 예고도 없이 시험 한 달 전에 공개된 이런 수치는 수험생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모집인원 발표 시점이 시험 한 달 전인 것도 수험생들은 늘 불만이다. 모집인원도 알지 못한 채 수험 준비를 하다가 모집인원이 턱없이 적을 때 수험생이 보낸 1년여의 시간은 수포로 돌아간다. 바로 올해가 그렇다. 가령 한문 과목의 경우 전국 모집인원은 총 18명이다. 심지어 서울·경기·인천에서는 한문 교사를 단 한 명도 뽑지 않는다. 10개 대학의 한문교육과에서 매년 배출되는 졸업생이 300여명에 달한다. 게다가 누적된 기존 수험생들을 합치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난다.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수험생들에게 ‘아무리 적게 뽑아도 될 사람은 다 되더라’라는 말은 더 이상 위로가 안 된다.

 아무런 예고도 대책도 없이 대폭 감소된 모집정원은 지나치지만 그렇다고 시험을 한 달 앞둔 이때 교육청에 항의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항의를 한다고 바뀔 여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앞으로도 모집정원은 나아질 기미가 없어 보인다. 안타까운 것은 올해 임용고시에서 낙방한 수험생들이 내년에 또다시 수험생활을 할 것이라는 것. 그리고 이런 현실을 알지 못한 채 2011학년 사범대 새내기들이 대학에 입학할 것이라는 것. 임용 수험생들이 원하는 것은 교사의 수를 200%, 300% 늘려달라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붙잡을 지푸라기라도 있어야 길고 지루한 수험생활을 지속할 수 있지 않겠는가. 교사가 되기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이들을 어디로 내몰려는 것인가.

여기 ‘가르침’을 꿈꾸며 청춘을 책상 앞에서 불사르는 수험생들이 있다. 이들은 꿈을 펼쳐볼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현실 속에서 매년 좌절을 반복하고 있다. 이들의 열정이 사그라지지 않도록 이제는 나라에서 힘써줘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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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본 기사인데 사무사 고장으로 이제야 올립니다.

신문엔사진도 함께 실렸는데 옮기지 못해 기사 본문만 싣습니다.

기고하신 <백황옥>님은 기사 내용으로 보아 한문 전공자같습니다.

알고 계신 분들은 공론화될 수 있도록 널리 소개해 주셨으면 합니다.